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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acker

area :  247.36 

location :   Seodaemun-gu, Seoul

program :  Commercial / Hospitality

construction :  Woorimaeul A&C

photo :  Roh 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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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경 >

  1966년 신촌에 건립된 이 건축물은 당시 서울의 급격한 도시화 속에서 탄생했다. 사진가 김한용이 촬영한 1966년 서울의 항공 사진을 보면, 한강 일대는 아직 허허벌판이었으며, 서울시는 ‘돌격 건설’이라는 시정 구호 아래 빠르게 도시 경관을 변화시키기 시작하는 시점이었다.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이 건축물이 어떠한 과정을 거쳤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현재의 상태는 전반적으로 열악했다. 특히, 상태가 좋지 않은 8개의 기둥 중 4개가 대지 경계를 넘어가 있었고, 현재 4층으로 사용되고 있는 건축물은 조사결과 본래 독립기초 위에 2층 규모로 지어졌었다. 기존 2층 건물 위에 3층은 조적조로, 4층은 경량 철골조로 증축되어 있었으며, 구조적 안정성이 부족한 상태였다. 이는 마치 불안정한 젠가처럼 위태롭게 쌓여 있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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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약과 접근 >

 

  신축이 구조적·시공적으로는 더 효율적인 선택이 될 수 있었지만, 현대 건축법에 따른 용적률과 건축 용도 제한, 주차장 확보 문제로 인해 기존 건축물의 대수선이 불가피했다. 이에 따라 건축적으로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는 기존 기초의 구조적 보강, 대지 경계를 넘어선 기둥 네 개를 해체한 후 대지 안쪽으로 신설, 구조적 취약성을 내포한 3·4층의 해체 및 재구성, 공사 과정에서의 구조적 안전성 확보였다. 이러한 기술적 과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단순한 물리적 개선을 넘어 신촌이라는 지역이 지닌 역사성과 문화적 맥락을 반영하는 공간으로 재탄생시키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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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촌의 변화 >

 

  1970~1990년대 신촌은 대학가를 중심으로 문화예술가와 사회운동가들의 거점이자, 새로운 사조와 예술적 감성이 교류하는 장소였다. 그러나 1991년 락카페들을 ‘퇴폐 문화’로 규정하고 단속이 강화되면서 신촌의 문화적 활기는 점차 수그러들었고, 2000년대 이후 젠트리피케이션이 진행되면서 대형 프랜차이즈와 복합 상업시설이 들어섰다. 기존의 개성 있는 소규모 가게와 문화 공간은 점점 사라졌고, 신촌이 지녔던 독창적인 문화적 정체성도 희미해졌다.

 

  그 결과, 공실률 증가와 함께 예술가 및 창작자들은 홍대로 이동했고, 신촌은 프랜차이즈 매장과 유흥 시설이 주를 이루는 상권으로 변화했다. 이에 따라 신촌의 상인들은 과거의 문화적 전성기를 되살리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으며, 본 프로젝트 역시 이러한 노력의 연장선에 있다.

 

  건축주는 오랜 기간 신촌에서 상업 활동을 이어오며 이러한 변화를 목격해 왔다. 이 건물이 단순한 건축적 보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신촌이 다시금 문화적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물론, 단일 건축물 하나만으로 지역 전체의 부흥을 이끌기는 어렵지만, 이 건축물이 신촌 거리에서 하나의 변곡점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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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계 방법론 >

 

  기존 건물의 구조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3개의 베이(bay) 중 2개는 실내 공간으로, 나머지 1개는 수직 동선(엘리베이터와 계단실)으로 재구성하였다. 또한, 기존 건물의 재료적 특성을 고려하여 벽돌을 활용한 입면 디자인을 적용하고자 하였다.

 

  특히, 3·4층의 숙소 기능을 고려할 때, 인접 건물과의 시각적 간섭 문제와 채광 확보라는 상충된 요구 사항이 존재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타공 벽돌을 활용한 입면을 고안하였다. 타공 벽돌을 통해 주간에는 내부로 빛을 유입하고, 야간에는 내부의 빛을 외부로 투과시키는 상호작용을 가능케 한다.

 

  기성 세대들에게는 음악이 신촌의 중요한 문화적 기억으로 남아있지만, 현 세대들에게는 그러한 기억이 희미하다. 이에 따라, 건축적 요소를 통해 자연스럽게 음악적 감성을 전달하는 방안을 고민하였으며, 시각적 요소가 중요한 시대적 흐름을 반영하여, 음악 비주얼라이저(visualizer)의 패턴을 모티브로 벽돌의 타공 패턴을 구성했다. 과거 신촌의 문화적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남김으로써 기억을 유지하고자 하는 시도였다.

 

  본 프로젝트는 단순히 낡은 건축물을 정비하는 것을 넘어, 신촌이라는 장소가 지닌 문화적 유산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새로운 세대와의 연결점을 마련하고자 했다. 신촌의 화려한 상업적 맥락을 일정 부분 유지하면서도, 정돈된 입면과 공간 구성을 통해 다시금 문화적 교류의 장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이 건물이 신촌 전체의 도시 재생을 이끌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변화의 시작점이자 새로운 도시 문화 정체성 형성의 한 부분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NOMAL  노말건축사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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